여행보다 더 기억에 남은 식도락 로드…가을을 삼키다, 구례 한 끼
지리산 자락, 단풍이 절정인 구례에서 만난 제철 밥상. 국산 밀로 만든 따뜻한 수제비, 산수유 향 가득한 돈가스, 계절을 담은 젤라또까지.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지리산, 구례로 떠나는 길. 아름다운 풍경 위에 정성껏 차린 제철 밥상이 더해지면, 여행의 맛은 한층 깊어진다. 소박하지만 건강한,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로컬 한 끼. 눈으로 풍경을 담고, 입으로 계절을 삼키는 진짜 힐링의 순간이다.
구례밀밭
#화엄사 맛집 #순 국내산 건강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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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의 대표 여행지인 화엄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무조건 들러야 하는 곳. 화엄사 초입에 있는 ‘구례밀밭’이다. 노포스러운 외관과는 달리 실내는 정갈하게 잘 관리된 분위기다. 스테인리스 재질로 정돈된 오픈 키친을 통해 재료가 손질되고, 국수가 삶아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국내산 재료만을 엄선하는 이곳의 깐깐한 고집을 느낄 수 있는 내공 넘치는 식당이다.
국산 밀 주요 산지인 구례에서 즐길 수 있는 투박하지만 탱글탱글한 면발에 섬진강 다슬기의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다슬기 수제비는 물론, 계절마다 달라지는 열무국수, 들깨 수제비, 눈꽃 얼음이 살포시 내려앉은 콩국수, 팥 칼국수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맛의 향연이다.
바삭한 파전과 색이 고운 산수유 막걸리를 곁들여 먹는 것도 추천. 신선한 해산물과 고소한 달걀이 올라간 바삭한 파전에 곰삭은 전라도 김치 한 점과 장아찌를 같이 얹어 먹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야말로 건강과 맛 모두 잡은 구례의 보물 같은 곳이다.
지리산 오여사
#구례 돈가스 #산수유 향 가득한 돈가스 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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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오일장 안에서 들리는 바삭한 튀김 소리. 구례 오일장 안 작은 식당 ‘지리산 오여사’는 여행객은 물론 동네 사람들도 찾는 찐 맛집이다. 반찬 하나, 소스 하나까지 모두 국산 재료와 천연 조미료로 직접 만드는 곳이라고.
돈가스는 산수유가 들어간 한돈 생안심으로, 라임 생선가스는 제철에 잡히는 숭어, 방어, 삼치, 농어 등 통살 생선에 구례 라임을 곁들여 내는 상큼한 조화가 인상적이다. 여기에 순수령, 보름달, 꽃잠 등 전남 담양, 함양, 전북 남원 등지에서 온 로컬 ‘무첨가 생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
빙구례
#구례 디저트 #오일장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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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구례’. 이름부터 귀엽고 정감 넘친다. 구례를 대표하는 ‘아이스크림 핫플’이자, 이름처럼 한 스푼의 미소를 담아내는 맛이다. 아이스크림이란 단어보다 ‘계절을 담은 젤라또’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이 집은, 구례 지역의 특성과 계절감을 그대로 녹여낸다. 시즌별로 다른 맛이 더해지고, 그 메뉴들은 모두 제철 과일이나 지역 농산물에서 시작된다.
망고, 레몬 바질, 다크 초코 등도 좋지만 구례산 쌀이나 우리 밀을 베이스로 한 고소한 맛은 꼭 맛봐야 할 메뉴. 재료 본연의 맛이 입안 가득 부드럽게 녹아드는 구례만의 맛을 담은 곳이다. ‘맛있는 정직함’이 어우러져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최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