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해동이 가장 위험합니다"... 냉동고기, 안전하게 녹이는 방법
딱딱한 냉동 고기, 해동만 잘해도 생고기처럼 부드럽다. 상온 해동은 피하고 냉장·찬물 해동으로 맛과 안전을 지키는 법을 알아보자.
상온 해동이 위험한 이유와 가장 안전한 냉장 해동, 찬물 해동의 모든 것
![]() 냉동고에 보관중인 고기 / 푸드레시피 |
대량으로 구매해 냉동실에 든든하게 쟁여둔 고기. 하지만 잘못된 해동 방법 하나가, 즐거워야 할 식사 시간을 복통과 설사를 유발하는 악몽으로 만들 수 있다. 특히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은 식중독균이 번식하기 최적의 시기다.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저지르는 가장 위험한 습관은 바로 ‘상온 해동’이다. 냉동고기를 싱크대나 식탁 위에 그대로 꺼내두는 것은, 세균에게 ‘마음껏 번식하세요’라고 판을 깔아주는 것과 같다.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여름철 식품 안전의 첫걸음, 올바른 고기 해동법을 소개한다.
‘위험 온도 구간’의 함정, 상온 해동은 절대 금물
![]() 상온 해동 중인 냉동고기 / 푸드레시피 |
식중독 예방의 기본은 ‘위험 온도 구간(4℃~60℃)’을 피하는 것이다.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부분의 세균은 바로 이 온도 구간에서 가장 왕성하게 증식한다.
냉동고기를 상온에 방치하면, 고기 속은 아직 얼어있지만 표면은 순식간에 위험 온도 구간에 진입하여 몇 시간이고 머무르게 된다. 이는 세균에게 번식과 증식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는 셈이다.
전자레인지 해동 역시 빠르지만, 부분적으로 고기가 익어버리는 등 열이 고르지 못해 비슷한 위험을 가질 수 있으므로 급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가장 안전한 방법: 냉장실에서의 ‘느린 해동’
![]() 냉동고기를 냉장고에 넣는 모습 / 푸드레시피 |
그렇다면 가장 안전하고 맛을 지키는 최상의 해동법은 무엇일까? 정답은 ‘냉장 해동’이다. 조리하기 하루 전, 냉동실의 고기를 냉장실로 옮겨두기만 하면 된다.
시간은 약 12시간 이상으로 오래 걸리지만, 해동 과정 내내 고기의 온도가 세균 증식이 억제되는 4℃ 이하로 유지되어 가장 안전하다.
또한, 천천히 해동되면서 얼음 결정으로 인한 세포 파괴와 육즙 손실을 최소화하여, 고기 본연의 맛과 식감을 가장 잘 보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때, 해동 중 육즙이 흘러나와 냉장고 내부를 오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접시나 용기에 받쳐두어야 한다.
조금 더 빠른 방법: ‘찬물’과 ‘설탕물’ 해동
![]() 찬물에 해동 하는 냉동고기 / 푸드레시피 |
시간이 부족할 때는 ‘찬물 해동’을 활용할 수 있다.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높은 물의 특성을 이용하는 것으로, 냉장 해동보다 훨씬 빠르다.
고기를 반드시 지퍼백 등으로 완벽하게 밀봉한 상태로 찬물에 담그고, 30분에 한 번씩 물을 갈아주어 수온이 올라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에는 설탕을 활용한 해동법도 주목받고 있다.
찬물에 설탕 한두 스푼을 녹인 물에 고기를 담그면, 설탕 분자가 고기의 연육 작용을 돕고 수분 손실을 막아주어 약 20분 만에 부드럽게 해동할 수 있다.
해동 후, 진짜 시작되는 ‘위생 관리’
![]() 위생 관리가 중요한 고기 / 푸드레시피 |
안전한 해동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해동 후의 관리다.
첫째, 한번 해동한 고기는 절대 다시 얼리지 않는다. 해동 과정에서 이미 조직이 손상되고 세균이 일부 증식했을 수 있어, 재냉동 시 맛과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안전성도 보장할 수 없다.
둘째, 교차 감염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 해동된 고기에서 나온 핏물이나 육즙은 세균 덩어리나 마찬가지다. 생고기를 만진 손, 칼, 도마가 다른 채소나 식재료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사용한 조리도구는 즉시 뜨거운 물과 세제로 깨끗하게 세척해야 한다.
식중독 예방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냉동고기를 상온에 방치하는 대신, 하루 전 냉장실로 옮기는 작은 습관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가 있는 가정이라면, 올바른 해동법을 지키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김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