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달 잡힌다는데…" 7월에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한국 수산물'

제주 바다에서 여름 한철 한정으로 잡히는 ‘제주 한치’, 지금 아니면 못 먹는 여름 별미입니다.

​서귀포시 7월 이달의 수산물로 ‘한치’ 선정
바다에서 갓 잡은 한치의 모습. / 헬스코어데일리

바다에서 갓 잡은 한치의 모습. / 헬스코어데일리

밤이면 서귀포 앞바다에 불이 켜진다. 조명을 단 배들이 줄지어 나가고, 수면 아래로 반짝이는 그림자가 모여든다. 여름 한철 서귀포 바다에서만 잡히는 한치다. 서귀포시는 이 한치를 7월 이달의 수산물로 정했다.


한치는 6월부터 8월 사이 제주 바다에서 많이 잡힌다. 살이 부드럽고 쫄깃하다. 한 점 입에 넣으면 단맛이 퍼지고, 바다 냄새가 길게 남는다. 여름철 입맛을 잃기 쉬운 시기에 찾는 사람이 많다. 다른 해산물보다 비리지 않고, 식감도 가볍다. 회로 먹거나 데쳐서 초장에 찍는 경우가 많다. 구이, 무침, 탕에도 잘 어울린다.


특히 피로가 많이 쌓이는 여름에 잘 맞는다. 한치는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지 않다. 단백질은 많고, 기름기가 적다. 기운이 없을 때나 몸이 축 늘어질 때 찾기 좋은 음식이다. 제주에서는 예부터 여름철 보양 음식으로 여겨져 왔다. 무겁지 않게 속을 채울 수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긴다.

다리 길이부터 다른 오징어와 한치 차이점

오징어(좌), 한치(우) / 헬스코어데일리

오징어(좌), 한치(우) / 헬스코어데일리

한치는 겉모습만 보면 오징어와 헷갈리기 쉽다. 색과 크기도 비슷하고, 회를 뜬 모양도 같다. 하지만 가까이 보면 다르다. 가장 쉽게 구분하는 건 다리다. 한치는 다리가 유난히 짧다. 이름도 거기서 왔다. 몸통에 비해 다리가 한 치밖에 안 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실제로 다리 길이는 약 3cm 정도다. 오징어는 다리가 길고 잘 휘어진다.


지느러미 모양도 다르다. 오징어는 지느러미가 몸통의 3분의 1 정도만 덮는다. 반면 한치는 몸통의 절반 이상을 감싼다. 제주 바다에서 잡히는 한치는 지느러미가 더 넓다. 위에서 보면 마치 날개처럼 퍼져 있다. 몸통만 보고 구분이 어려울 땐 지느러미를 보면 된다.


종 자체도 다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오징어는 살오징어라고 부르며, 동해에서 많이 잡힌다. 한치는 제주 앞바다에 많은 창꼴뚜기다. 동해에서 잡히는 화살꼴뚜기도 한치로 부른다. 두 종류 모두 크기나 맛은 비슷하다. 다만 제주 한치가 더 선호된다. 살이 얇고 부드러워 회로 먹기에 알맞다. 그래서 ‘제주 한치’라는 이름이 따로 불린다.

잡자마자 바로 회로… 선상에서 먹는다

바다에서 잡은 한치. / 헬스코어데일리

바다에서 잡은 한치. / 헬스코어데일리

한치는 오래 두면 금세 물러진다. 잡은 직후 바로 손질하거나 얼려야 한다. 그래서 선상에서 먹는 회가 인기가 높다. 해가 진 바다에 배를 띄우고, 조명 아래 한치를 낚는다. 갓 잡은 걸 배 위에서 바로 회로 떠낸다. 그 자리에서 먹는 맛은 잊기 어렵다.


회로 먹을 땐 껍질을 벗기고 얇게 썬다. 칼을 눕혀 힘주지 말고 밀듯 썰어야 한다. 데칠 땐 끓는 물에 10초 정도 담갔다 빼야 한다. 너무 오래 데치면 질겨진다. 살이 얇아 익는 시간이 짧다. 초장이나 간장에 살짝 찍으면 맛이 산다.


구울 땐 통째로 초벌만 살짝 한다. 조미료는 넣지 않아도 된다. 불에 그을린 겉면에서 향이 올라온다. 데운 팬에 기름 살짝 두르고 굽거나, 석쇠에 올려 구워도 괜찮다. 자르지 않고 통으로 구워야 식감이 살아난다.


무침은 채 썬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 양념에 버무린다. 오이, 양파, 깻잎 등을 같이 넣으면 좋다. 밥반찬으로 먹기에도 잘 맞는다. 튀김으로도 먹는다. 물기 없이 밀가루와 전분을 묻혀 바로 튀겨야 바삭하다. 씹는 맛이 강하게 살아난다.

찌개에도 넣고 튀겨도 된다… 이렇게 먹는다

서귀포시 7월 수산물로 선정된 한치. / 헬스코어데일리

서귀포시 7월 수산물로 선정된 한치. / 헬스코어데일리

한치는 여러 가지 요리에 쓸 수 있다. 회, 숙회, 구이, 무침, 탕까지 모두 가능하다. 한 가지 조리법으로 먹고 남은 건 다른 요리로 돌려 쓸 수 있다. 숙회로 먹다 남은 건 볶음이나 탕으로 넣으면 된다. 손질법도 어렵지 않다. 머리와 내장을 잡아당기면 한 번에 빠진다. 껍질도 손으로 벗기면 된다.


한치살은 조리 시 물을 거의 흡수하지 않는다. 그래서 탕에 넣어도 쉽게 풀어지지 않는다. 된장찌개에 넣으면 국물이 진해진다. 라면이나 칼국수에 추가해도 좋다. 남은 한치는 냉동 보관하면 된다. 손질 후 소분해 얼려두는 게 좋다. 먹을 때는 찬물에 담가 해동한다. 뜨거운 물이나 전자레인지는 피해야 한다. 식감이 망가진다.


여름엔 국수나 냉면 위에 고명으로도 쓴다. 얇게 썬 한치를 살짝 데쳐서 올리면 잘 어울린다.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 고추냉이 간장이나 초장만 있으면 된다. 자극적이지 않고, 속도 편하다.

한치는 제주 바다에서 여름에만 짧게 잡힌다. 수확량도 많지 않다. 잡히면 대부분 현지에서 바로 소비돼 육지까지 잘 올라오지 않는다. 그래서 제맛을 보려면 서귀포에 가야 한다.

서귀포시 7월 수산물 포스터. / 서귀포시 제공

서귀포시 7월 수산물 포스터. / 서귀포시 제공

김태성 기자 taesung1120@healthcoredaily.co.kr

2025.07.1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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