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다고 전기밥솥에 쌀 절대 씻지마세요”…신장 망가지고 치매까지, 전문가 경고
전기밥솥 내솥에서 쌀을 직접 씻는 습관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팅 손상으로 알루미늄·니켈 성분이 용출되며, 신장 기능 저하와 인지 장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다.
![]() 쌀 씻기 [123rf] |
편리하다는 이유로 전기밥솥 내솥에 직접 쌀을 씻는 이들이 많다. 씻은 쌀을 옮길 필요 없이 그대로 밥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습관이 반복되면 신장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고 심하면 치매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강상욱 상명대 화학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의사친’에서 “(내솥에서 쌀을 씻으면 코팅이 긁혀 벗겨지는데) 알루미늄 소재를 코팅한 내솥의 경우, 코팅이 벗겨지면 알루미늄이 노출된다”며 “그 상태에서 밥을 하면 알루미늄 조각이 용출돼 밥과 함께 섭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화학에너지공학과 강상욱 교수 최근 유튜브 채널 ‘의사친’에서 “알루미늄 코팅이 벗겨진 내솥으로 밥을 하게 되면 알루미늄 조각이 용출돼 (밥과 함께)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갈무리] |
그는 “알루미늄은 섭취하게 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장을 통해 배출된다. 그런데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에서 돌다가 서서히 축적되게 된다”며 “특히 뇌에 축적될 경우에는 치매와도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정부에서도 알루미늄 섭취를 막기 위해 알루미늄 용기에 산도 높은 음식을 보관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기밥솥 내솥은 밥알이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고 열손실을 막기 위해 불화탄소수지로 화학 코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딱딱한 쌀을 내솥에서 씻다 보면 쌀알이 표면을 반복적으로 긁어 미세한 손상이 생기고, 이 틈으로 알루미늄이 용출될 위험이 있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의 비르지니 론도 박사에 따르면 알루미늄의 하루 섭취량이 0.1mg만 넘어도 인지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킬 대학교 연구진도 “연구에 참여한 가족성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42%의 뇌에 상당한 수치의 알루미늄이 축적돼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 강상욱 교수는 “스테인리스 제품의 경우 붉은색을 띄는 게 있는게 그게 부식된 것”이라며 “그 상태에서 요리를 하면 니켈 크롬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갈무리] |
다만 강 교수는 “최근에는 알루미늄 대신 스테인리스 소재를 코팅 처리한 내솥이 주로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테인리스 제품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 교수는 “코팅이 벗겨지면 이번엔 스테인리스가 노출된다. 스테인리스라고 해서 부식이 영원히 안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테인리스 제품의 경우 붉은색을 띄는 게 있는데 그게 부식된 것”이라며 “그 상태에서 요리를 하면 니켈 크롬이 나올 수 있다. 내솥에서 쌀을 씻는 행위가 코팅이 빨리 벗겨지게 하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잔여물이 남은 상태에서 건조하면 스테인리스가 빨리 부식된다”라며 “잘 세척해서 건조 후 사용하고 붉은색이 보이면 미련 없이 교체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내솥은 3~4년 주기로 갈아줘야하는 소모품이다. 내솥을 오래 사용하려면 별도의 그릇에 쌀을 씻은 뒤 옮겨 담는 것이 좋다.
또한 밥을 풀 때는 금속 숟가락이나 금속 주걱 같은 도구를 사용하지 말고, 세척 시에는 철 수세미 대신 스펀지나 극세사 망사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세척 후에는 완전히 건조한 상태로 보관해야 부식을 막을 수 있다.
김보영 기자 bb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