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무더위를 식혀줄 찜닭과 막국수

[南山의 마음 가는대로]

 ‘처갓집’, ‘진남포면옥’과 함께 약수동 ‘3대 찜닭’으로 불리는 '만포막국수' /남산

‘처갓집’, ‘진남포면옥’과 함께 약수동 ‘3대 찜닭’으로 불리는 '만포막국수' /남산

밤에도 30℃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입맛이 제대로 일리가 없다. 토요일 오전 단골치과에서 신문을 보는데 약수동 찜닭집 ‘만포막국수’가 눈에 들어왔다. 찜닭, 막국수, 만둣국을 중심으로 비빔막국수, 접시만두, 메밀파전, 녹두빈대떡 등…. 찜닭과 막국수는 냉면과 함께 여름철 먹기 좋은 음식이다. 내가 즐겨가던 ‘처갓집’, 그리고 ‘진남포면옥’과 함께 약수동 ‘3대 찜닭’으로 불린다고 한다.


사진으로 보이는, 40년 넘게 장사를 해왔다는 ‘노포’ 분위기에서 어떤 ‘포스’가 느껴진다. 아내와 함께 택시를 잡아타고 갔다. 1층은 손님이 꽉 차 지하로 내려갔다. 찜닭과 물막국수, 막걸리를 시켰다.

배추·무·부추김치와 파가 곁들여진 찜닭, 그리고 시원한 막국수는 8월에 어울리는 음식이다. /남산

배추·무·부추김치와 파가 곁들여진 찜닭, 그리고 시원한 막국수는 8월에 어울리는 음식이다. /남산

배추·무·부추김치 맛에서 연륜이 느껴졌다. 담백하고 시원한 찜닭과 막걸리는 여름철 열대야의 피로를 가시게 해주는 ‘보신’ 음식이었다. 막국수 국물은 기름진 위장을 말끔하게 청소시켜 주었다. 마음속에 어른거리는 불안, 긴장, 압박감도 시원한 포만감 속에서 자취를 감췄다.


바깥으로 나오니 쨍쨍 내리쬐는 햇볕에 다시 무더위가 엄습했다. 그러나 내 내면은 쿨한 편이었다. 천천히 약수동 대로길을 걸으며 장충동 태극당 빵집으로 향했다.

태극당 팥빙수는 3~4명이 먹어도 좋을만한 푸짐한 양에 옛날 맛, 모습 그대로다. /남산

태극당 팥빙수는 3~4명이 먹어도 좋을만한 푸짐한 양에 옛날 맛, 모습 그대로다. /남산

‘아날로그’식 이 빵집은 6070 분위기를 느끼려는 좀 나이 지긋한 손님들로 넘쳐났다. 간신히 자리를 잡고 팥빙수를 시켰다. 옛날처럼 얼음 갈아 만든 빙수에 팥과 인절미가루, 아이스크림을 얹은 클래시컬한 모습.


무더위속 찜닭, 막국수, 막걸리 그리고 팥빙수. 괜찮은 조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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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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