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만 먹던 귀한 재료였는데… 요즘 사람들에게 절실하다는 ‘뜻밖의 식재료’

조선시대 왕의 보약 재료였던 연자육이 현대인에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불면과 스트레스, 상열감 완화에 도움을 주며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찾아주는 천연 진정 식재료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몸의 열을 식혀주는 '연자육'
연자육 사진. / Dyena Atyqa-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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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여름 내내 쌓인 피로와 불면으로 지친 몸이 신호를 보내는 시기다. 특히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고 낮에는 따뜻해 생체리듬이 흔들리기 쉽다. 이럴 때는 잠을 잘 자야 면역과 회복이 제대로 이뤄지지만, 현대인에게 수면 부족은 이미 일상이 됐다.


실제로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수면 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 중 하나다. 통계에 따르면 성인의 약 33%가 불면증을 겪고 있으며, 그중 10명 중 1명은 만성 불면 상태다. 이렇게 수면이 부족하면 집중력 저하, 피로, 두통이 이어지면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식재료가 있다. 바로 ‘연자육’이다.

불면증 다스리는 천연 진정제

연자육 사진. / Kiran15011995-shutterstock.com

연자육 사진. / Kiran15011995-shutterstock.com

연자육은 연꽃의 씨앗으로, 연못이나 저수지에서 피는 연꽃의 열매 속에서 단단하게 여문 씨를 말린 것이다. 오래전부터 마음을 안정시키고 몸의 균형을 다스리는 약재로 쓰였다. '동의보감'에는 “맛이 달고 독이 없으며 기억력을 높이고 오장육부를 보호하며 심장을 안정시킨다”라고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에는 왕의 보약 재료로 쓰이기도 했다. 영조는 스트레스와 불면이 심할 때 연자육을 달여 마셨고, 순조 또한 신경성 가슴 두근거림으로 고생할 때 연자육을 처방받았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남아 있다. 그만큼 연자육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귀한 재료로 여겨졌다.

몸을 안정시키는 연자육

연자육에는 단백질, 아미노산, 칼륨, 마그네슘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 성분들은 신경 전달을 원활하게 하고 심장 박동을 안정시킨다. 또 스트레스로 인해 높아진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혀 불안감과 초조함을 완화한다.


특히 '메싸이오닌'이라는 단백질 성분은 몸속 기름기를 줄이고 피가 잘 돌게 만들어 피로가 덜 쌓이고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단백질이 많아 포만감이 오래 유지돼 밤늦게 배가 고파 잠을 방해하는 일도 줄여준다.


또한 열을 내리고 체내 독소를 배출하는 효과도 있다.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답답한 ‘상열감’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좋고, 스트레스로 인한 체열이 머리로 몰릴 때 완화에 도움이 된다.

효과보다 중요한 건 ‘양 조절’과 ‘신선도’

연자육 사진. / Orapin Joyphuem-shutterstock.com

연자육 사진. / Orapin Joyphuem-shutterstock.com

아무리 좋은 식재료라도 과하면 문제가 된다. 연자육은 하루 10~15알 정도가 적당하다.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해 많이 먹으면 복통이나 설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개인 체질에 따라 배뇨 지연이나 소화불량이 나타날 수도 있다. 위장이 약하거나 몸에 열이 많은사람은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고, 임신 중이라면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연자육을 고를 때는 색이 너무 진하거나 지나치게 하얀 것은 피해야 한다. 진한 노란빛은 오래된 것이고, 너무 하얀 색은 표백된 제품일 수 있다. 신선한 연자육은 크기가 작고 연한 갈색을 띠며, 씨앗에 자연스러운 구멍이 있다면 벌레가 먹은 흔적이므로 제외해야 한다.

집에서도 간단하게 즐긴다

연자육조림 사진. / 위키푸디

연자육조림 사진. / 위키푸디

연자육은 가장 간단하게 차로 즐길 수 있다. 물 1리터에 연자육 10알(약 20g)을 넣고 팔팔 끓이다가 약한 불로 줄여 30분 정도 우려내면 된다. 구수하면서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차로, 잠자기 1시간 전에 마시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밥을 지을 때 넣어도 좋다. 쌀 1인분에 불린 연자육 15알을 넣으면 고소한 향이 퍼지고 씹는 식감도 좋다.


조림으로 만들어도 잘 어울린다. 연자육 100g에 통마늘 6알, 생강 2쪽, 식초 1큰술, 진간장 3큰술, 흑설탕 2큰술, 맛술 2큰술, 조청 3큰술, 물 300ml를 넣고 조려낸다. 중간에 물이 졸면 조청을 넣어 윤기를 더하고 마지막에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반찬으로 먹기 좋고, 식어도 단단하지 않아 간식처럼 즐길 수 있다.

김지원 푸드전문기자 jiwon@wikifoodie.co.kr
2025.10.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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