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1만보 채우지 마세요… '이만큼'만 걸어도 효과 있습니다
하루 1만보를 채우지 못해 부담을 느꼈다면 주목해야 합니다. 연구 결과, 단 2,337보부터 건강 개선 효과가 나타났으며 걸음 수가 늘어날수록 사망 위험은 더욱 낮아졌습니다.
하루 2337보 걸으면 건강 효과 나타나기 시작
걷기. / 헬스코어데일리 |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꾸준한 걷기 운동은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며, 체중 조절과 비만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근육과 뼈를 단단하게 만들어 근골격계 건강을 지켜주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만성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 여기에 더해 스트레스 완화, 우울감 개선, 두뇌 활성화 등 정신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하루에 어느 정도 걸어야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반적으로 하루 1만보를 걸으면 건강에 좋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만큼의 걸음을 매일 채우기란 쉽지 않다. 시간 부족, 직업적 제약, 체력이나 질환 등 다양한 이유로 목표 걸음 수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걷기의 건강 효과는 정확히 몇 걸음부터 나타날까. 최근 해외 연구에서 하루 2337보만 걸어도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줄어들기 시작한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본다.
하루 2337보 이상 걸으면 사망 위험 낮아진다
산책을 하고 있는 사람. / 헬스코어데일리 |
2023년 폴란드 우츠 의과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대규모 분석 결과는 하루에 얼마나 걸어야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 성인 22만 6889명이 참여한 17개의 선행 연구를 통합 분석해, 걷기 습관과 사망 위험 간의 연관성을 비교했다.
분석에 따르면, 하루 2337보 이상 걷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여기에 500보를 더 걸으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추가로 7% 낮아졌다.
전체 사망 위험 감소 효과는 하루 4000보 이상부터 더욱 뚜렷해졌다. 걸음 수가 1000보 늘어날 때마다 조기 사망 위험은 꾸준히 줄었고, 하루 2만 보까지 걸었을 때 최대 15%까지 낮아졌다. 이는 운동량이 많을수록 사망 위험이 점진적으로 줄어든다는 점을 통계적으로 입증한 결과다.
산책 중인 노인. / 헬스코어데일리 |
연령대에 따라 효과적인 걸음 수에는 차이가 있었다. 비교적 젊은 층(20~50대)은 하루 7000~1만3000보를 걸을 때 사망 위험이 42% 감소해 가장 큰 효과를 보였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6000~1만 보 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49%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하루 4000보 정도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눈에 띄게 낮추는 최소 기준”이라며 “걸음 수가 늘어날수록 이익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바르게 걷기 위한 기본 자세
바른 자세로 걷는 사람. / 헬스코어데일리 |
걷기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어떻게 걷느냐’ 역시 중요하다. 올바른 걷기는 올바른 서 있는 자세에서 시작된다. 먼저 어깨를 편 상태로 등을 곧게 세우고, 양발은 11자 모양으로 맞춘다. 이렇게 선 자세가 유지돼야 걸을 때도 균형 잡힌 자세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걷기 동작을 시작할 때는 척추를 바르게 세우고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 시선은 발밑이 아니라 정면을 향하고, 어깨와 가슴을 편 채 자연스럽게 팔을 흔든다. 발을 내딛을 때는 ‘뒤꿈치 → 발바닥 → 발앞꿈치(발가락)’ 순서로 체중을 옮긴다. 특히 뒤꿈치가 땅에 닿을 때는 한쪽에 쏠리지 않도록 중심부가 닿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걸을 때 발목을 움직이지 않고 무겁게 딛는 ‘터벅터벅 걷기’는 피해야 한다. 이런 습관은 충격이 무릎, 고관절, 허리로 전달돼 관절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발목을 부드럽게 들어 올리며 리듬감 있게 걷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팔은 자연스럽게 흔드는 것도 좋지만, 뒤쪽으로 더 크게 흔들어 견갑골을 움직이면 어깨와 목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팔을 앞쪽으로만 움직이면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려 허리에 부담이 갈 수 있으므로, 뒤로 흔드는 동작을 의식적으로 늘리는 것이 좋다.
걷기 운동 시 주의할 점과 신발 고르는 요령
신발끈을 고쳐 매는 사람. / 헬스코어데일리 |
걷기는 허리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전신의 혈액순환을 돕는 효과가 있어, 허리디스크나 만성 요통 환자에게도 유익한 운동으로 꼽힌다. 다만 계단이나 경사진 언덕처럼 허리에 부담이 가는 지형은 피하는 것이 좋다.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경우 보폭을 약간 좁히고, 속도를 너무 빠르게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팔은 앞보다 뒤로 흔드는 것이 척추 주변 근육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통증이 느껴지면 억지로 계속 걷지 말고, 잠시 쉬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안전하다.
걷기용 신발을 고를 때는 밑창이 너무 얇아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제품은 피해야 한다. 바닥이 너무 딱딱하거나 신발이 발을 조이면 발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이는 피로를 빨리 유발한다.
반대로 신발이 헐거워 걸을 때 발이 흔들리는 것도 좋지 않다. 착용 시 발볼과 발가락이 편안하고, 뒷굽이 단단하게 잡아주는 신발이 이상적이다.
